요괴에 홀리어서
vol.3
슈토 오조라, 대학교 1학년, 도쿄
©北郷仁
대학에 들어가 요괴연구회를 만든 슈토 오조라 씨. 어렸을 때부터 요괴를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요괴에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 온 슈토 씨가 그 매력을 이야기한다.
요괴를 만나게 된 것은 유치원 때입니다. 가까운 도서관의 도감 코너에서 미즈키 시게루 선생님의 원화집 『요괴화』를 발견했어요.
표지 그림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책장을 넘겨 보니 놀라운 세계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다양한 요괴들이, 그것도 기가 막힌 색깔들로 그려져 있었어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넋을 잃고 책장을 넘겼습니다. 그때는 한자를 모르니까 해설은 읽지 않았고, 무작정 그림만 바라보았어요. 그것만으로도 너무 너무 재미가 있어서.......
고등학교 3학년 겨울에 전부 8권짜리 시리즈를 샀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3을 살 생각이었는데, 이 책을 발견하고 책장을 펼치자 어렸을 때 두근거렸던 마음이 되살아난 거예요. 지금은 해설도 읽을 수 있고, 정말 재미있습니다.
©北郷仁
『요괴화』(소프트개러지, 1998년)
어렸을 때는 부모님께서 매일 그림책을 읽어 주셨습니다. 어머니 나름의 생각도 있고 해서, 일본의 옛날이야기와 민간 설화도 제 주변에 많았어요. '요괴'라고 쓰여 있지 않아도 그런 비슷한 것들이 많이 나왔지요. 그것이 미즈키 시게루 선생님 책을 보았을 때, "아아,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요괴였구나." 하고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어렸을 때, 요괴나 귀신 그림책은 솔직히 무서웠어요. 그러면서도 좋아 가지고, 부모님한테 "읽어 줘. 읽어 줘." 하고 조르곤 했습니다. 특히 마음에 남아 있는 책 중 하나가 『도깨비 귀신』*1이에요. 한반도의 요괴 이야기인데, 무서웠지요. 부모님도 어떻게 이런 걸 사 주셨나 싶어요. 아이들은 이런 걸 보면 울잖아요.
그거하고 『아이잡이 할멈』*2요. '할멈'은 '산속에 사는 마귀할멈'을 가리켜요. 그때는 '아이잡이'가 뭔가 했었는데, 나중에 커서 '아이잡이'가 '아이를 잡아간다'라는 뜻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할멈'이 항아리 속으로 아이를 빨아들이는 거예요. 그거 진짜 무서워요.
그런데 이렇게 계속해서 읽어 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세상에 '요괴'라는 것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 후쿠인칸쇼텐에서 '어린이의 친구' 시리즈 437호로 1992년에 발행됨. 그 후 2005년에 『도깨비 귀신』이 후쿠인칸쇼텐에서 간행됨.
*2 후쿠인칸쇼텐에서 '어린이의 친구' 시리즈 416호로 1990년에 발행됨. 그 후 2009년에 『아이잡이 할멈』이 후쿠인칸쇼텐에서 간행됨.
©北郷仁
초등학교 때부터 사귄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요괴를 좋아해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정말 재미있었어요. 돗토리 현 사카이미나토에 있는 미즈키 시게루 로드에도 가족들과 함께 갔었습니다. 거기에서 산 트럼프와 책자가 지금도 저의 보물이에요.
초등학교 때, 꿈에 그리던 사카이미나토에 갔다.
©北郷仁
사카이미나토에서 산 트럼프와 책자
그런데 서로 다른 중학교에 들어간 후로는, 똑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가 싹 사라져 버렸어요. 친해진 친구한테 "나는 요괴를 좋아하는데, 너는 어때?" 하고 물어봐도 "뭐? 요괴? 아유, 싫어." 하는 반응뿐이고....... 중고등학교 때는 아무하고도 요괴 이야기를 할 수 없어서, 혼자 요괴와 관련된 것을 읽기도 하고 이것저것 찾아보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래도 요괴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는 일은 없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