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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 가즈나리, 도쿄
2017.09
©유성길
도쿄 에도가와 구에 요괴와 관련된 스마트폰용 앱을 개발하고 요괴 관련 행사 등을 여는 회사가 있다. 그 이름도 '요카이야(요괴의 집이라는 뜻)'다. 어렸을 때부터 요괴를 굉장히 좋아했다는 아이다 가즈나리 씨가 요괴 사랑을 강점으로 내세워 창업했다. 회사를 설립한 지 4년. 아이다 씨가 매일매일 요괴들과 함께하는 가운데 요괴에게 배우게 된 것을 이야기한다.
©유성길
제가 요괴를 만난 것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쯤이었을 겁니다. 본가가 후쿠시마 현의 아이즈와카마쓰 시에 있는 양조장인데, 가게에 있는 상품을 멋대로 뜯거나 해서 자주 야단을 맞았어요. 그럴 때면 꼭 창고에 갇혔지요. 밖에서 문이 잠기고, 창고 안은 캄캄하고, 아무리 울고 소리쳐도 아무도 안 와요. 그러다 포기하고 가만히 있으면, 바람 소리도 들리고, 다다다다 하면서 쥐가 지나가는 소리도 들리고, 이런저런 소리가 들려오는 겁니다. 뭔가가 있는 것 같은 기척이 끊임없이 나는데, 이게 엄청 무섭잖아요. 그저 한 10분 정도였을 텐데, 무척이나 긴 시간처럼 느껴졌었지요.
사람이란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에 가장 공포를 느끼는 법인데, 거꾸로 말하면, 알면 안심이 된다는 거거든요. 저 역시 어린 마음에도 공포를 극복하려 했던 거 같아요. 부모님께 '요괴도감'을 사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하여 책을 펼치니, 창고에 나타나는 요괴가 떡 하니 나와 있는 거예요. '구라봇코'라고 하더군요. 그때부터 완전히 빠져들어 도감을 들여다보면서, 요괴의 이름과 요괴가 어떨 때 나타나는지 등을 아주 상세히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크면서 조금씩 마음이 멀어져, 중학교에 들어갈 때쯤에는 요괴가 완전히 관심 밖으로 사라져 버렸어요. 하지만 실은 늘 마음속에 있었나 봅니다. 어른이 된 후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거든요.
©유성길
『결정판 일본요괴대전 요괴ㆍ저승ㆍ신』 (미즈키 시게루 저, 고단샤 문고, 2014년)
4년 전에 제가 사는 에도가와 구에서 실시한 '창업 세미나'에 참가했었는데, 그것이 요괴 생각에 다시 불이 붙는 계기가 됐습니다. 저는 사회에 나온 이후, 금융이나 웹 쪽의 업무용 프로그램 개발 위주로 쭉 IT 관련 일을 해 왔어요. 나한테는 이 일밖에 없다는 믿음 같은 게 있었거든요. 그런데 생각을 조금 넓히니까, 지금까지 내가 해 온 일을 헛되게 하지 않으면서 사회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당시 아이도 막 태어났고 해서, 육아 지원과 IT를 결합한 창업 계획을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세미나 강사 선생님이 "아이다 씨는 어떤 것을 좋아합니까?" 하고 물으시기에 잠시 생각해 봤어요. 그리고 "어렸을 때 요괴를 엄청 좋아해서, 도감에 나오는 요괴들 중에 지금도 이름과 특징을 댈 수 있는 게 꽤 많아요."라고 대답했거든요. 그러자 선생님이 "그거 창업하는 데에 좋은 자산이 되겠는데요." 하시더군요. 그래서 요괴와 IT를 결합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든 것이 <요괴 컬렉션>입니다.
재미있는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