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코」로 마음을 전해요.
vol.3
회사원, 두 아이의 아버지
2014.06
「일본의 재미있는 모습을 재발견하여 전 세계에 알린다.」는 미션을 가지고 메이지 대학 국제일본학부의 세미나 팀과 TJF가 공동 작업을 했습니다.
세미나 팀 학생들이 「아이돌을 좋아하세요?」와 「마음을 전하는 데코」라는 주제를 가지고 둘로 나뉘어 취재, 집필한 기사를 전해 드립니다.
「데코」가 무엇인지 안다고 생각했는데, 서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점점 정의가 모호해져서 당황스러웠어요. 다양한 데코들을 그 속에 「담겨 있는 생각」을 중심으로 들여다보았습니다.
「캬라벤」은 캐릭터 도시락(일본어로 「캬라쿠타 벤토」라고 함)의 줄임말로, 상품이나 애니메이션 등의 캐릭터를 식재료로 재현해 만든 귀여운 도시락을 말한다. 데코레이션을 한 도시락이라는 의미로 「데코 도시락」이라고도 부른다. 이제는 일본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자기 자신을 위해 캐릭터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 그렇게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귀여운 도시락을 자기의 두 아이에게 만들어 주고 있는 아버지, 아라오 게이 씨가 「캐릭터 도시락」 만들기의 묘미와 먹거리에 대한 생각, 가족과의 시간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희 집은 큰애가 8세로 초등학교 2학년, 작은애가 5세로 보육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3년 전에 아내와 사별하고, 회사에 다니면서 혼자 아이들을 키우고 있어요. 아침과 저녁 식사는 제가 준비하고, 점심은 학교와 보육원에서 나오는 급식입니다. 점심 도시락을 싸는 것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큰애를 학동보육(주1)에 맡길 때하고 운동회나 소풍 같은 행사가 있을 때예요.
학동 도시락은 아이들 방학 동안 매일 싸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공을 들이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아침에 한 15분 만에 뚝딱 만들어서 담지요. 전날 저녁에 반찬을 남겨 놨다가 반찬 수를 늘리기도 하고요. 정성을 들여 귀여운 「캐릭터 도시락」(주2)을 만드는 것은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입니다.
특히 가을에는 학교, 보육원, 학동에서 각각 운동회라든지 소풍이 있어서, 올해는 9월부터 11월에 걸쳐 여섯 번 정도 만든 것 같습니다. 보통의 도시락과 달리, 캐릭터의 얼굴을 만들 때 김을 세세하게 자르거나 해야 되기 때문에 꽤 손이 가요. 그래서 완성하는 데 거의 1시간 가까이 걸립니다.
(주1) 주로 초등학교 1학년에서 3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공영 또는 시영 보육 서비스. 방과 후나 학교가 장기간 쉬는 동안에 이용한다. 초등학생은 오후 일찍 수업이 끝나기 때문에, 부모가 모두 집 밖에서 일을 한다든지 하는 경우에는 집에 가도 보호자 없이 아이 혼자 집을 지키게 된다. 그런 상황을 피하고자 안전 그리고 교육상의 이유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정이 많다.
왼쪽 위:보육원 소풍 때 아들의 부탁으로 만든「마리오」 도시락.
오른쪽:딸의 소풍 때 만든 「후낫시」 도시락. 후낫시는 지바 현 후나바시 시의 비공식 상징 캐릭터로, 시의 특산품인 배의 요정.
왼쪽 아래:딸의 소풍 때 만든 도시락. 캐릭터는 일본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인 「LINE」의 「문」과 「베어」.
눈과 입 모양으로 김을 잘라 내는 펀치도 사용하고, 작은 가위로 세세한 부분을 오려 낸다.
캐릭터 도시락을 처음 만든 것은 큰애가 유치원에 들어갔을 때입니다. 일주일에 4일은 급식이 나오고, 수요일만 도시락을 가져가는 날이었어요. 아직 아내가 있었을 때인데, 서로 의논해서 매주 교대로 만들기로 했었지요. 원래 주말에는 제가 식사 준비를 할 때도 많았고 가사를 분담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맨 첫 주에 아내가 「자, 당신이 만들어 보는 게 어때?」 하는 거예요. (웃음) 아이 도시락을 처음 만드는 것이라 어떤 것을 만들면 좋을지 여러 가지로 생각했지요. 텔레비전이나 잡지에서 요즘에 아이들을 위해 캐릭터 도시락이라는 것을 만든다는 것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거 재미있을 것 같으니 요번 기회에 좀 만들어 볼까 하고 「시마지로」(주2)를 만들었어요. 딸이 깜짝 놀라는 눈치더군요. 뭐 그런 대로 좋아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보다 유치원에서 「아빠가 이런 도시락을 만들었대!」 하고 엄청 난리가 났었다는데....... 왠지 모르는 척을 할 수 없었다고 할까 그런 것도 있었고, 좀 우쭐한 마음에 「다음에도 내가 할게.」 하고 몇 주일을 계속 만들었어요.한동안 그러다가 아내가 이번 주는 자기가 만들겠다고 해서 캐릭터 도시락이 아닌 보통 도시락을 싸서 보냈습니다. 제대로 정성 들여 만든 귀여운 도시락이었어요. 그런데 아이한테 유치원 친구인지 선생님인지가 오늘은 아버지가 어디 좀 안 좋으셨냐는 식으로 물어보더라는 거예요. (쓴웃음) 그래서 아내가 좀 삐쳐서는 「다음 주부터 당신이 만들어.」라고....... 「진담이야? 이런 도시락을 계속 만들라고?」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뭐 처음부터 좋아서 시작했던 것이고 일주일에 한 번 일찍 일어나면 되는 거였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주2) 시마지로
유아용 통신교육 교재의 캐릭터
http://www.shimajiro.co.jp/
자, 이것은 무슨 캐릭터일까요?
캐릭터 도시락을 만들기 시작한 후로는 평소에도 텔레비전에 우리 아이가 좋아할 만한 캐릭터가 나오면 「이건 도시락 만들기 쉬운 얼굴이네.」라든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봅니다만, 어떤 도시락을 만들지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한 일주일쯤 전부터입니다. 캐릭터 도시락을 만드는 사람 중에는 밥을 캔버스 삼아서 김으로 그림을 그려 굉장히 리얼하게 캐릭터를 재현하시는 분도 있잖아요. 저는 그 정도로 하다가는 잠 잘 시간이 달아나기 때문에, 주먹밥을 기본으로 해서 조금 더 간단한, 밑그림까지는 안 그려도 될 만한 그런 캐릭터를 고릅니다.
만들 캐릭터를 결정하면, 어떤 식재료를 어떻게 구성해야 그 캐릭터와 비슷하게 만들 수 있을지를 열심히 연구합니다. 예를 들어 눈의 흰자위를 만들 때는 흰 어묵이나 달걀 흰자를 사용하는데, 어떤 것으로 만들면 더 빨리 잘 만들 수 있을지를 생각해서 만들어 보는 거지요. 물론 먹어서 맛이 있는지, 식재료가 낭비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점도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캐릭터 도시락을 만들 때 편리하도록 밥에 색깔을 내 주는 칼라 후리카케(야채나 생선 등을 가루로 만들어 밥에 뿌려 먹게 만든 조미 식품)라든지 김을 눈과 코 모양으로 잘라 내 주는 펀치 같은, 전용 재료나 도구까지 다양하게 나와 있어서 그걸 활용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을 보고 테크닉을 참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캐릭터 도시락은 언제나 아침에 아이들이 자고 있을 때 만들어서, 이렇게 함께 만드는 건 사실 처음인 것 같네요.」 딸의 도움을 받아 가며 피카츄의 얼굴을 완성하고 있는 아라오 씨.
자기가 생각한 대로 완성하는 데는, 손끝이 야무지면야 더 좋겠지만 그보다는 오랜 시간 꼼꼼하게 작업할 수 있는 끈기가 있는지, 상상한 바를 구체화할 만큼 의욕이 왕성한지가 더 중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공작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손을 써서 뭔가를 만들거나 하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고, 뭔가를 만들기 시작하면 이것도 아니지, 저것도 아니지 하면서 여러 가지로 궁리하며 됐다 싶을 때까지 몰입하는 구석이 있어요. 캐릭터 도시락은 자기 나름대로 생각해서 만들어 내는 것이라, 아이디어 겨루기 비슷한 측면이 있잖아요. 그런 것이 재미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재료를 사다가 미리 다듬어 놓고, 아침에 제한된 시간 안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차례차례 준비해 놓는 그 과정 자체도 좋아합니다. 저는 원래 그런 일에 보람을 느끼는 편이에요. 가족여행을 갈 때도 몇 시에 출발해서 어디서 밥을 먹을지,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계획을 세우고, 여행 안내서까지 만들어 아내에게 여행 일정을 프레젠테이션하곤 했으니까....... (웃음) 아이들의 행사가 있는 날에 캐릭터 도시락을 만드는 일은 저한테도 곧 행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완성을 하면, 그건 뭐 굉장한 성취감이죠! 다 완성된 것을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야아, 괜찮은 게 나왔네!」 자화자찬하면서, 좋다고 자기만족에 빠집니다. 물론 저한테도 어쭙잖은 자기현시욕이 있어서, 사람들이 보고 좋아해 주고 굉장하다면서 깜짝 놀라면 아주 기분이 좋지요. 그런데 왜 캐릭터 도시락 만들기에 이렇게까지 푹 빠졌는지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면, 역시 머릿속으로 상상한 것을 자기 손으로 만들어 냈다는 기쁨이 크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뭐 가끔이니까 할 수 있는 거지요. 남이 보기에는 이런 데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게 바보 같기도 할 테고....... 저 자신은 좀 별난 것을 좋아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아이의 도시락 완성!
사실 처음에는 요령을 몰라서, 보기에만 엄청 귀엽지 실제로는 아이가 먹기 어려웠을 도시락을 만든 적도 있어요. 먹으려고 집어 들자 푸슬푸슬 부서졌는지 꽤 많이 남겨서 가져온 적이 있어서 반성을 했습니다. 도시락은 먹는 것이잖아요. 당연한 거지만, 그걸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건강의 측면을 생각했을 때 아이들이 여러 가지를 가리지 않고 잘 먹었으면 해서, 도시락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식사는 가능한 한 일본식 위주로 영양에 신경 써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제가 마라톤을 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체중이 1킬로그램 늘면 기록이 3분 늦어진다고 해서 제가 먹는 음식에도 어느 정도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건 별로 힘들지 않아요.
음식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때입니다. 볶음밥 같은 간단한 것이었지만, 이런저런 궁리를 하면서 만들곤 했지요. 어린이 잡지 부록에 초등학생 요리책 비슷한 책자가 따라 나온 적이 있었는데, 그것을 보고 라면 국물에 전분 가루를 넣어 걸쭉하게 만든 「안카케(전분 소스를 끼얹은 음식) 풍 라면」을 만든 적도 있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입시 공부를 할 때 밤참을 직접 만들어 먹었고, 대학 시절에는 혼자 자취를 했습니다. 개인이 하는 작은 선술집에서 조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여러 새로운 요리를 배우기도 했고요. 지금도 실은 닭튀김에 빠져서, 다른 사람의 레시피도 보고 텔레비전 방송도 참고하면서, 양념이라든지 밀가루를 바꿔 보거나 튀기는 방법을 연구하며 다양한 실험을 즐기고 있습니다.
저 자신이 그처럼 먹는 것을 즐기는 편인 만큼, 아이들한테도 맛있는 음식을 잘 먹이고 싶은 마음이 강합니다. 「아빠 요리가 좋아.」 이런 소리를 들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거니와, 먹는 것으로 아이들한테 뭔가 허전한 느낌을 주고 싶지 않거든요. 어떻게 제가 요리가 좀 되다 보니, 그냥 제가 할 줄 아는 것을 아이들에게 해 주고 싶다 하는 그런 정도지요.
큰애가 2학년이 되자 자기도 부엌칼을 써 보고 싶어 하고 그러더군요. 요리에 좀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같아요. 밸런타인데이에는 자기가 직접 초콜릿을 만들고 싶다나 그러는 겁니다! 요즘 초등학생은 어른 같구나 싶었어요. 남자친구 주려고? 그런 생각을 하니 아버지로서 마음이 살짝 복잡했지만....... 아이는 자기가 만든다고 하지만 결국은 거의 다 제가 만드니까요. (웃음)
보통 저녁식사 준비를 아이들에게 도우라고 하면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평일에는 함께 부엌에 들어가는 것이 좀 어렵습니다만, 휴일에는 셋이서 야키소바(국수에 채소와 고기 등을 넣고 볶은 음식)를 만들기도 하고 그럽니다. 얼마 전에 지라시스시(초밥에 잘게 썬 생선, 양념한 채소 등을 섞고 달걀 지단 등을 고명으로 얹은 음식)를 만들었을 때는 아이들에게 재료를 전부 내주고 마음대로 그릇에 담아 보라고 했어요. 제가 간사이 출신이라 아이들한테도 다코야키(밀가루 반죽에 문어 조각을 넣고 동그랗게 구운 음식) 정도는 가르쳐 놔야겠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철판 위에서 뒤집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는 「나머지는 둘이서 구워 봐!」 하고 맡긴 적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언젠가 다 커서 「그때 함께 만들어 먹으며 참 재미있었지.」 하고 기억을 떠올려 준다면 좋겠네요.
캐릭터의 눈이나 입과 같이 세세한 부분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것이 김(사진의 오른쪽)입니다.
얼굴 모양의 펀치(사진의 왼쪽)나 칼 같은 것으로 잘라 내 사용합니다.
펀치에 김을 끼우고 누르면 눈이나 입 모양으로 잘라 낼 수 있습니다. 구멍이 난 큰 김이 아니라 잘라 낸 작은 김 조각을 사용합니다.
삼각형으로 자른 김을 V자 모양으로 잘라 내, 곰 캐릭터의 코와 입 모양을 만들고 있습니다.
얼굴의 흰 부분을 만드는 데 많이 사용되는 것이 어묵입니다. 가운데의 하얀 부분만 가위로 오려, 곰 캐릭터의 코와 입 쪽의 흰 부분을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에 캐릭터 도시락을 만드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밥에 색깔을 내는 데 쓰이는 후리카케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곰 얼굴을 분홍색으로 만들려고 후리카케와 가쓰오부시(가다랑어를 쪄서 말린 포)로 밥에 색깔을 내고 있습니다.
하고로모 푸드의 「데코후리」
http://www.hagoromofoods.co.jp/recipe/decofuri/
달걀 지단을 꽃 모양의 틀로 찍어 내고 있습니다. 달걀 지단은 프라이팬이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으며, 가정요리에 많이 사용됩니다. 캐릭터 도시락 만들기가 유행하자 기성 제품까지 나왔습니다. 곰의 귀와 장식용 꽃을 달걀 지단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큐피 「달걀과 채소 지단」
http://www.kewpie.co.jp/obentou/tamago/
만들어 놓은 각 부분을 조합해 얼굴을 만듭니다. 세밀한 작업에 핀셋을 사용합니다.
완성된 곰 얼굴 모양의 주먹밥을 도시락에 담습니다.
달걀 지단을 틀로 찍어서 만든 꽃을 곁들이면 완성!
(인터뷰: 2012년 12월)
くりっくにっぽん活用案の中に掲載されているファイルをアップします。
즣은 자료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