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모래밭에서 진주 찾기 - 학급 회장 선출
학급 회장・부회장을 잘 뽑으면 1년 농사가 잘 된다는 말이 있다. 아이들은 학급 회장을 단순하게는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인사를 붙이거나, 각종 과제물을 걷거나 하는 담임의 보조 정도로 생각할 뿐이지만, 담임에게 있어 학급 회장은 학생과 담임을 잇는 중요한 연결 고리이자, 학급 분위기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분위기 메이커이다. 그래서 담임은 항상 책임감있고 통솔력 있는 학생을 뽑고 싶어하지만, 아이들의 투표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이것이 항상 담임의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옛날에는 학급회장 선거에서 후보로 자원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지만 최근에는 학생들이 아주 적극적으로 후보로 자원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변화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회장선거가 잘못하면 단순한 인기투표가 되어 버려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모래밭에서 진주 찾기, 아니, 모래밭에서 진주를 찾아내도록 유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좋은 회장을 뽑으려면...>
학급 회장 선거가 단순한 인기투표가 되지 않도록 하려면 학급회장의 역할과 중요성에 관해서 학생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회장 선거를 단순히 재미있는 이벤트 정도로만 생각하게 되어 엉뚱한 학생이 당선되는 결과가 생기기도 한다.
회장 선출에 있어 성적이 절대적인 문제는 아니겠지만, 고학년으로 갈수록 성적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3학년 1학기 회장을 어떤 학생으로 뽑느냐에 따라 그 반 전체의 성적에까지 영향을 주는 경우가 더러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점과 함께 회장, 부회장의 역할에 대한 훈화를 여러 번 하고, 선거 절차와 방법을 공식적이고 엄격하게 하여 학생들이 장난으로 투표하거나, 단순한 친분에 얽매어서 투표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회장 선거는 보통 자치활동(HR)시간을 이용해서 1시간 정도만에 간략한 방법으로 뽑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2학기 선거와 같이 학생들이 서로에 대해 잘 알고 학급의 분위기가 활발할 경우에는 일주일 정도의 선거 기간을 두고 공식 선거운동을 하도록 한 다음 선출하는 방법도 시도해 볼 수 있다.
<회장 선거 1 - 간편코스>
회장 선거를 1시간 정도만에 간단히 할 경우에는 대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된다. 회장선거의 중요성 설명/선거 규칙 결정/후보자 지원 및 추천/후보자 확정 및 기호 추첨/정견 발표/투표/개표/당선자 확정 및 소감 발표.
먼저 회장, 부회장의 역할에 관한 다소 장황하고 진지한 설명을 통해 학생들이 투표와 선거에 진지하게 임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 다음 선거 규칙을 학생들과 함께 논의하여 정해야 한다. 일단 투표가 끝나고 난 다음에는 투표 결과에 문제가 생겼더라도 규칙을 변경하거나 재투표를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미리 선거 규칙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회장/부회장 선거를 따로 할지, 동시에 할지에 대한 사항
● 후보자 추천의 조건에 관한 사항 - 추천한 다음 다른 학생들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
● 추천자가 추천했는데 본인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에 대한 사항
● 후보자가 난립하여 표가 분산되었을 때 결선 투표의 여부
● 유/무효표에 대한 사항
이러한 투표 규칙이 결정된 다음에는 규칙에 따라 먼저 후보자에 자원할 사람을 먼저 받은 다음 추천을 받는다. 후보를 추천했을 때에는 반드시 본인 동의여부를 물어서 본인이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에는 제외시켜야 한다. 그 다음에는 후보자 정견을 발표하게 하고 투표와 개표를 통해 당선자를 확정하면 된다.
투표 용지는 그냥 종이를 잘라서 쓰기보다는 가급적 담임의 도장을 찍은 정식 투표용지를 쓰는 것이 좋다. 그리고 투표가 장난스럽게 진행되지 않도록 반드시 투표 용지에는 기호, 또는 이름을 쓰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별명을 쓰거나, 장난스럽게 투표하게 되어 분위기가 흐려진다.
<회장 선거 2 - 풀코스>
학생들이 서로에 대해 잘 알게 되는 2학기쯤에는 간단한 회장 선거보다는 일주일 정도의 충분한 시간을 갖고 후보자 등록과 선거운동을 거쳐서 회장을 뽑는 풀코스 회장 선거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
(1)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선거일 5-10일 전에 선거를 공고하고 후보로 나서지 않을 학생 3-5명 정도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한다. 만약 2학기라면 1학기의 회장, 부회장을 포함하여 선거관리위원으로 구성하면 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선거 공고), 투표지 작성(선관위 도장 찍을 것), 배분, 개표, 부정 선거 감시 등의 역할을 한다. 학생들에게만 맡겨 두어서는 안 되고 담임이 반드시 함께 챙겨야 한다. 그리고 선관위원은 후보 추천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2) 후보자 등록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고 나면 후보 등록을 받는다. 선거일 2-3일 전에 등록을 마감하며, 후보는 일정수(3-5명 정도) 이상의 추천을 얻어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하도록 한다. 후보는 회장, 부회장 러닝 메이트로 하는 것이 후보 난립을 막고, 선거 분위기를 활성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3) 후보자 홍보 및 유세
등록일로부터 선거일까지 교실 게시판이나 지정된 벽면(뒤쪽)을 이용하여 선거공약이나 포스터를 붙인다.(크기를 일정하게 정하고 장수도 선관위에서 정하는 것이 좋다.) 유세는 일정한 시간을 정해 한꺼번에 모든 후보가 함께 하도록 한다. 선거 전에 한 번, 선거일에 한 번, 모두 두 번의 유세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아침 자습시간이 없어지고, 오후 특기 적성 수업이 있는 관계로 시간을 내기가 쉽지는 않다. 특기 적성이 없는 날 종례 때나 담임 수업 시간을 잠깐 할애해 줄 수도 있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위하여 찬조 연설, 문화 행사 등을 곁들이면 더욱 좋다. 유세시간은 각 후보들에게 공평하게 선관위에서 정해 준다.
(4) 후보자의 소견 발표
후보자는 선거 당일 투표 직전에 마지막 소견 발표를 한다. 후보자들이 학급 운영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공약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려면 사전에 담임의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당선되면 음료수나 햄버거를 쏜다는 등의 선심성 공약은 절대로 안 된다는 사실을 주지시켜야 한다. 실제로 이러한 공약 때문에 선거에 떨어진 가난한 학생이 마음에 상처를 받았던 사례가 있다.
(5) 투·개표 방법 및 당선자 결정
투표 용지를 규격에 맞게 만들고 선관위의 도장을 찍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선관위의 도장이 없으면 담임 도장을 찍으면 된다. 개표 결과 과반수 득표자가 당선된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에는 상위 득표자 두 팀(명)만으로 결선 투표를 실시하여 많이 득표한 후보를 당선시킨다. 이는 과반수의 지지를 받음으로써 학급 일을 힘 있게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러닝 메이트가 아닐 경우에는 과반수 득표자가 회장이 되고 차점자가 부회장이 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선거 전에 미리 확정하여 선거 공고에 알린 대로 해야만 한다.
[투표 용지의 예]
(6) 당선자 소감 발표
당선된 회장과 부회장이 당선 소감과 학급 활동 계획 등에 대해 의견을 발표한다. 선관위는 당선자를 학급 구성원의 뜻을 올바르게 전달하고 의견을 모으는 대표자로 공식적으로 학급 내에서 인정한다. 그리고 당선자와 낙선자가 서로 손을 잡고 학급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겠다는 단합의 인사를 유도하도록 한다. 담임의 격려와 당부의 말로 선거를 모두 마친다.
<회장도 어렵다>
선거에 의해 회장을 선출한 다음에는 회장과 부회장을 불러서 축하와 함께 담임의 학급 운영 방침과 각자의 역할을 다시 한번 알려주고 격려하는 것이 좋다. 어떤 학생이 당선되었더라도 담임은 ‘네가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라는 믿음과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학급 회장은 학급 내에서 그 위치의 특수성 때문에 가끔씩 어려움에 처할 때도 있다. 학생들의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무기력한 회장이 되어 학생들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 또 회장에게 일을 너무 많이 맡길 경우 회장은 더욱 외로워지거나 힘들 수 있다. 가끔씩 학생들의 요구와 담임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켜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힘들어 하기도 한다.
이럴 때에는 전체 학생들 앞에서 회장의 어려움을 이해시키고 협조하는 자세를 당부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학급 회장도 아직 성장 과정 중에 있는 학생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따라서 담임은 학생들에게 환영받는 회장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배려하고 격려하며, 무엇보다도 회장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학급 임원 선출 공고의 예]
1학기 학급 회장, 부회장(서기) 후보자 추천
금년도 1학기 동안 우리 반을 대표할 학급 회장과 부회장(서기 겸임)을 3월 7일(월) 점심 자율학습 시간에 선거를 통하여 뽑게 됩니다. 이를 위하여 후보 추천을 받고자 하니 모두들 아래의 사항을 참고하여 후보자를 추천해 주기 바랍니다.
◉ 후보 추천 기간 : 3월 5일(토)부터 7일(월) 4교시까지
◉ 추천 방법 : 다음 페이지의 해당 양식에 후보자의 이름과 추천자의 이름을 쓰면 됩니다.
◉ 추천자 수에서 상위 세 명에 해당하는 후보를 최종 후보로 정합니다.
1. 회장/부회장의 역할
가. 학급 회장
우리 반 34명을 대표합니다. 학급원의 단순한 대표가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담임의 권한에 준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수업 분위기 조성, 학생 예절 지도 등의 통제 활동뿐 아니라, 급우들의 건강 관찰, 학급 운영에 관련한 아이디어 제공 등의 주요 역할이 있으며, 학교생활 전반에 있어서 학급 대표로서의 자격을 갖게 됩니다. 더불어 학급원의 화합 및 명랑한 학교생활 유지에도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나. 학급 부회장(서기 겸임)
- 회장을 도와 학급일을 수행하며, 회장이 일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을 경우 모든 권한과 책임을 넘겨받게 됩니다. 학급 발전을 위해 필요한 아이디어를 조언하고 제안합니다. 구체적인 역할은 위의 회장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 출석부를 관리하고 학급회의(HR) 일지를 정리합니다. 경우에 따라 회계의 역할까지 겸할 수 있으며, 각종 기록을 담당합니다.
2. 자격 요건
가. 학급 회장
- 모나지 않은 성격에 꼼꼼함을 겸비한 학생
- 적극적이고 명랑 활달한 성격을 소유한 학생
- 학급원을 잘 보살피고 급우애가 강한 학생
- 희생, 봉사 정신을 갖춘 학생
- 통제력과 추진력을 갖춘 학생
나. 학급 부회장(서기 겸임)
- 자신의 공적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학생
- 꼼꼼한 성격에 책임감과 끈기가 있는 학생
- 예쁜 글씨체를 가지고 있는 학생
- 수학적 계산 능력을 갖춘 학생
♣ 다음의 칸에 회장, 부회장 후보를 추천해 주세요. 먼저 후보자의 이름을 쓰고, 추천에 동의하는 사람은 자기의 이름을 쓰면 됩니다.
학급 회장 후보 |
후보[ ]---추천자[ ][ ][ ][ ][ ] |
후보[ ]---추천자[ ][ ][ ][ ][ ] | |
후보[ ]---추천자[ ][ ][ ][ ][ ] | |
후보[ ]---추천자[ ][ ][ ][ ][ ] | |
후보[ ]---추천자[ ][ ][ ][ ][ ] | |
학급 부회장 후보 (서기 겸임) |
후보[ ]---추천자[ ][ ][ ][ ][ ] |
후보[ ]---추천자[ ][ ][ ][ ][ ] | |
후보[ ]---추천자[ ][ ][ ][ ][ ] | |
후보[ ]---추천자[ ][ ][ ][ ][ ] | |
후보[ ]---추천자[ ][ ][ ][ ][ ] |
200○년 담임
[후보자 등록 양식의 예]
후보자 등록
아래와 갈이 ○-○반 학급원의 추천을 받아 2학기
학급 회장 선거에 출마합니다.
회장 후보 : 부회장 후보 :
번호 |
이름 |
추천의 말 |
200○년 월 일
회장 후보 : (서명)
부회장 후보 : (서명)
<이것만은 기억하자>
⚀ 학생들이 선거에 진지하게 임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유도해야 한다.
⚁ 선거 전에 선거의 규칙에 관해서 분명하게 결정해야 해야 한다.
⚂ 학급 회장에게 믿음과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 학급 회장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자주 대화하고 학생들의 이해를 구한다.
<선배들의 목소리>
● 담임이 할 일을 회장에게 맡기지 말고, 일은 부장들과 나누어 하는 훈련을 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O/H/S]
● 회장 선거 프로그램(플래쉬)이 있습니다.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합니다. 첨부파일의 학급투표프로그램.exe-x 다운 받아서 마지막 -x 부분을 지우고 실행해 보세요
[P/J/S]
● 첫해부터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학급 회장 선거를 ‘자천(自薦, 자기 추천)’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회장으로서의 책임감을 스스로 짊어지겠다는 각오가 있는 사람들은 권력에 욕심을 가져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담임을 찾아와 급우들에게 약속할 대표 공약 세 가지를 밝히라 했고, 선거 벽보에 이를 담아 학생들이 맘의 결정을 할 시간을 주었습니다. 선거 당일에는 유세와 함께 배부된 투표용지에 학생들이 정성껏 기표하도록 하였습니다. 회장 선거가 해마다 적절한 긴장 속에 재미있게 진행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Sadah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