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종례없다, 아침에 나누어주는 종례일보

오후 종례없다, 아침에 나누어주는 종례일보

워낙 말주변이 없기도 하고 반 아이들을 면전에 두고 조종례때 훈화다운 훈화를 한다는 것이 스스로도 굉장히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런데 학급운영 관련 인터넷을 찾다보니(즐거운 학교, 강추입니다. ^^ 놀라운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해주시는 존경스러운 선생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종례신문이라는 것이 있더라구요. 말로 하는 종례대신 글로 하는 종례라고 할까요?

종례라는 것이 보통 전달사항 또는 잘못있는 아이를 꾸지람하는 일이 대부분인데 하루종일 학교생활하느라 지친 아이들을 구지 모아놓고 꼭 해야만 하는것인가, 과감히 종례를 없애고 다음 날 아침 종례일보로 대체하기로 하였습니다.

저희반 아이들이 순해서 그랬던 것인지 자율의 힘이었던 것인지 주변 선생님들의 '종례없는 학급운영, 그게 어디 되겠어?'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종례일보로 얻은 것이 많습니다. 일과 수업을 마치는 종이 치면 아이들은 썰물처럼 싹 빠지고 청소하는 아이들도 서둘러 시작하면 다른 반 친구들이 끝나는 시간과 얼추 맞출 수 있기때문인지 곧잘 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칭찬의 글도 종례일보를 통하니 어렵지 않게 제 마음을 전할 수 있었고, 담탱이라는 벽으로 그들과 경계지어지는 것 대신 같은 울타리라는 유대감이 형성되었습니다. 다른 반에는 없는 종례일보로 부러움을 사기도 하는 모양인지 뿌듯해하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종례일보 덕분에 아이와 나눌 이야기가 생겨 너무 좋다는 학부모님의 문자메세지도 많이 받았습니다.

물론 번거롭긴 합니다. 매일매일 숙제처럼 꼬박꼬박, 자는 시간을 쪼개 새벽에 쓰기도 하고 남아 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으로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로 옮기는 올해도 종례일보를 쓸 생각입니다. 하지만 종례도 할 생각입니다. 자기 주변 쓰레기 검사, 마치는 인사만으로 아주 간단히요. ^^ ('하루를 마감한다', '열심히 산 오늘 하루에 대해 예를 차린다'는 종례의 깊은 뜻을 깨달았다고 할까요?^^)

종례일보의 형식과 내용은 전적으로 선생님께 달려있습니다. 신문처럼 섹션을 나누어 할 수도 있고 a4 한장 형식이 될 수도 있고 벽보형식이 될수도 있지요.

두 아이 키우면서 22시간에 담임, 방과 후까지 틀을 고민하기에 너무도 여유가 없는지라 저는 그냥 편한 대로 쭉~ 썼습니다. ^^;

Comments

박윤원 2009.02.25 09:45
오오!!!!!
강덕금 2009.02.27 10:09
정말 멋진 샘이시네요!!!!
김지영 2009.02.27 13:33
존경합니다.
김희정 2009.07.25 15:30
너무 재미있게 쓰셨네요^^
박연삼 2010.01.25 15:23
잼 있겠네요!
익명 2013.05.06 00:16
왠지 담임 반 아이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드네요. 저도 노력! 고맙습니다.
rkatkg 2014.05.29 19:17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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