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김유리 기자
도고 온천 道後温泉
2002년, 애니메이션 최초로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한 <센치히로의 행방불명>에는 거대한 목조 온천이 등장한다. 그 배경이 되었다고 알려진 곳이 바로 에히메현(愛媛県)의 도고온천!
에히메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도고 온천은 온천 시설로는 유일하게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2009년에는 <관광지 미슐랭 가이드 일본편>에서 두 개의 별을 받았다.
사야마 구릉 狭山丘陵
사이타마현(埼玉県) 도코로자와시(所沢市)에서 도쿄도(東京都) 히가시무라야마시(東村山市)에 걸쳐 있는 사야마 구릉.
‘토토로의 숲’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이웃집 토토로>에서 토토로가 사는 숲의 모델이 되었다고 한다. 동서로 약 11km, 남북으로 약 4km, 총 면적이 약 3,500ha로 드넓은 이 구릉지대는 수도권에서는 드물게 멋진 녹음이 우거진 곳이다.
야쿠시마 & 시라카미 산지 屋久島 & 白神山地
<원령공주>의 배경이 된 것으로 유명한 야쿠시마는 가고시마(鹿児島)에서 남쪽으로 약 60km 떨어진 섬이다. 수령 7,200년의 삼나무 조몬스기(縄文杉) 등 고대의 자연이 그대로 남아있어 1993년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는데 영화에서처럼 숲의 정령이 나타날 듯한 독특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또한 아오모리현(青森県)과 아키타현(秋田県)의 접경 지역에 위치한 시라카미 산지 역시 <원령공주>의 배경이 되었다고 한다. 표고 1,000m급의 산들이 늘어선 이곳 역시 야쿠시마에 뒤지지 않는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사람의 손을 거의 타지 않은 원시림 등 세계 최대 규모의 너도밤나무 숲이 있어 1993년, 일본 최초로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도모노우라 鞆の浦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꼬마 물고기 포뇨가 등장하는 <벼랑 위의 포뇨>. 그 배경이 된 곳은 히로시마현(広島県) 누마쿠마(沼隈) 반도 남단에 위치한 도모노우라이다. 지금은 도모항 주변의 시가지를 포함하는데 원래는 ‘도모에 있는 포구’라는 뜻으로 도모항을 중심으로 한 해역만을 가리켰다.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치와 옛 거리가 그대로 남아있는 곳으로 과거 조선통신사가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라고 극찬했다고 전해진다.
세세키사쿠라가오카 聖蹟桜ヶ丘
사춘기 소녀의 가슴 떨리는 사랑과 미래에 대한 고민을 그린 <귀를 기울이면>은 게이오선(京王線)을 따라 도쿄도 다마시(多摩市)의 세세키사쿠라가오카역에서 다마 뉴타운(多摩ニュータウン)으로 이어지는 지역이 모델이라고 한다.
화려한 경치를 자랑하지는 않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장면과 완전히 똑같은 풍경이 몇 군데 있고 교통도 편리해 영화 팬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
세비엔 盛美園
<마루 밑 아리에티>에서 아리에티가 숨어 사는 저택의 배경이 된 곳은 아오모리현 세비칸(盛美館)의 정원인 세비엔. ‘부가쿠류(武学流. 정원을 만드는 작풍의 하나)’ 정원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이곳은 메이지(明治) 시대에 만들어진 3대 정원 중 하나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참고로 부가쿠류는 에도(江戸) 시대 초, 교토(京都)에서 낙향한 관리가 교토풍의 불교 문화에 일본 특유의 신도(神道) 문화를 융합해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구시로 습원 釧路湿原
영국 작가 조앤 G. 로빈슨의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최신작 <추억의 마니>의 배경이 된 곳은 홋카이도(北海道)의 구시로 습원이라고 한다.
공식적으로는 홋카이도라고만 발표했는데 습지와 항구 도시 등의 모습을 잘 살펴보면 구시로 습원임을 알 수 있다. 구시로 강과 그 지류를 품은 구시로 습원은 일본 최대 규모의 습지로 두루미 등의 철새를 비롯해 많은 야생 생물의 서식지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