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교과중점학교가 불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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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4. 2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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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중점학교란 예술, 체육, 과학 등과 같은 특정교과를 중심으로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를 말한다. 2024학년도 입학생까지는 자율편성학점(86학점)의 50%이상(43학점)을 해당교과군의 과목으로 편성 운영할 수 있다.

25년 입학생부터는 교과중점(특성화)학교는 3년간 해당교과를 27학점이상만 편성하면 된다.

교육과정 다양화에 기여한 교과중점학교

4년간 일본어 교과중점학교를 운영하며 나는 모든 것을 다 해봤다. 교육과정에 눈을 뜬 것도 이무렵이다.

교과중점학교가 2015교육과정에서 기존 문이과 중심의 획일적인 교육과정을 다변화 시키는데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나 또한 2016년부터 외국어 교과중점학교를 운영하며 3년간 7과목의 외국어 전공교과를 모두 개설해 일반고 학생들에게 외고와 같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기도 했다. 실제 당시 일본어회화반에는 O외고에서 거꾸로 전학온 학생도 있을정도였고, 일본어도 수준급이었다. 덕분에 관내 연구수업을 도맡아 하기도 했다.

당시 내가 설계하고 조성한 일본어 홈베이스, 교실 뒷쪽에 3평 크기의 다다미 마루를 설치했다.

교과중점학교 초창기에는 중점학급이란 이름으로 반을 운영한 것도 사실이다. 1년 예산으로 7, 8천만원을 사용하며 나는 일본어 교사로서 교직생활에서 하고 싶은 건 그때 다 해봤다. 각종 대회, 체험활동, 동아리 축제, 외국어 홈베이스, 원어민 수업, 대학생 멘토링, 진로행사 등 셀 수가 없다. 심지어 시예산을 받아 국제교류도 다녀왔다.

교과중점학교는 큰 의미 없어져

그런데 이 교과중점학교가 2025년 입학생부터는 사실 큰 의미가 없어진다.

지금까지는 학년제 교육과정이고 2학점까지 과목을 편성을 할 수 있다보니 교과중점학교가 해당 과목을 학교 지정으로 편성해서 학생들이 모두 선택할 수 있게 운영해오기도 했다.

25년 고1부터는 교과중점(특성화)학교의 운영기준이 해당과목 27학점 이상 편성으로 바뀐다.

하지만 25년 입학생부터는 학기제가 적용되고, 학점 배당기준도 4학점이 기본이고 최소 3학점까지 편성가능하다. 기존 2학점 편성은 전면 수정해야하고, 특정 교과중심으로 칸막이를 만들면 강의실과 반 편성, 교사 수업배정에 문제가 생긴다.

25년부터 교과중점(특성화)학교는 3년간 해당교과 27학점이상만 편성하면 된다. 즉, 자율이수학점 90학점의 30% 이상만 해당교과로 편성하면 되는 것이다.

4학점 과목으로는 7과목에 해당한다. 만약 3학점으로 편성하면 과목수가 9과목으로 늘어난다. 과목도 많을뿐만 아니라 교사의 세특 부담도 늘어나니 바람직하지않다.

원어민과 함께한 관내 연구수업, 이때 나는 2시간 연강으로 이미 수업을 운영 했었고, 매일 매일이 연구수업이었다.

교과중점학교에 대해 가장 큰 착각이자 오해는 과목 편성과 개설을 혼동하는 점이다. 이제 과학중점학교라고해서 물화생지를 모두 수강하게 강제하고 학급으로 운영할 수 없다. 교육과정에 과학교과를 27학점 이상 편성 운영하면 된다. 7개의 과학 선택과목은 모든 일반고에도 편성된다. 정보융합이나 국제화 중점학교도 마찬가지다. 일반고에서 모두 편성가능한 과목들이라 굳이 교과중점이라는 타이틀 없어도 교육과정 이수지도를 통해 학생들이 해당과목을 선택, 이수할 수 있는 것이 고교학점제이다. 25년 입학생부터는 학기제가 적용되어 3년동안 편성되는 과목이 100개가 넘는다. 다만, 예술 중점의 경우는 외부강사와 예산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때문에 과목 편성보다 예산과 교사TO를 먼저 고려해야하는 점이 다르다.

중요한 건 학생 선택을 보장한 개방형 교육과정 편성

그럼 앞으로 교과중점학교의 운명은 어떻께 될까? 고교학점제는 학생 선택중심 개방형 교육과정이다. 모든 과목을 펼쳐놓고 교육과정 이수지도를 통해 학생들의 교육과정을 개별화, 차별화할 수 있다. 따라서 예산은 학교별로 균등하게 고교학점제 예산으로 지원하는게 바람직하다. 학생 수요가 늘면 해당 과목의 교사TO가 자연스럽게 늘게 될 것이다. 물화생지를 다 듣게 되면 그 학생은 과학중점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것이고, 정보를 많이 선택하면 정보융합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되는 셈이다.

과목선택권이 보장되면 어떤 학교든 과학중점, 정보융합중점 이수지도가 가능하다.

아직도 교과중점학교의 운영기준을 과목 개설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개설과 편성은 다르다. 편성은 자유롭게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개설은 학생의 수요가 있어야 된다. 관점을 바꾸면 교과중점 학교 교육과정 편성도 어렵지 않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개방형 교육과정을 만들면 된다.

브라이언
브라이언 교육·학문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삶에 영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블로그를 운영합니다. 교사, 작가, 투자가, 아빠로 살아가는 자유인입니다.